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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7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비혼율, 안정과 자유, 제도적 선택)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결혼에 관한 영화가 이렇게까지 불편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크레딧이 내려가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스크린 속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안에 어떤 질문 하나가 조용히 깔렸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결혼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 앞에서 저는 생각보다 오래 멈칫했습니다.비혼율이 말해주는 것: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영화가 개봉했던 시점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말이 도발적인 농담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결혼은 불가능한 짓이다'라는 말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혼인 건수는 약 19만 3천 .. 2026. 7. 16.
영화 [브루클린]- (향수병, 이민자, 정체성) 낯선 곳에서 혼자 밥을 먹어본 적 있으신가요? 처음 자취를 시작하던 날, 혹은 연고도 없는 도시로 발령받던 날, 그 고요한 공허함 말입니다. 영화 (2015)은 바로 그 감각을 1950년대 아일랜드 이민자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저도 삶의 터전을 바꿔야 했던 외롭고 막막했던 순간이 있었기에, 이 영화가 유독 가슴 깊이 들어왔습니다. 향수병이라는 감정, 이렇게 정확하게 그린 영화가 또 있을까주인공 에일리스는 일자리 하나 없는 아일랜드 소도시를 떠나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민을 떠납니다. 처음 도착한 그녀의 눈에 비친 도시 풍경은 관광엽서처럼 선명하면서도 아득하게 그려지는데,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처음 낯선 도시에 홀로 도착했을 때의 그 멍한 감각이 바로 되살아났습니다.에일리스가 방에서 가족이 보낸 편지를 읽.. 2026. 7. 13.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순수한 분노, 습지, 내적 성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강한 메시지를 앞세운 환경 영화일 거라 짐작하고 봤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거창한 명분에는 전혀 기대지 않았습니다. 캐롤라이나 습지에서 혼자 자란 한 여성의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조용하지만 꽤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입니다.순수한 분노 — 카야가 거창한 명분을 거부한 이유일반적으로 환경을 소재로 한 영화는 생태계 보호나 개발 반대 같은 이념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전혀 달랐습니다. 카야는 단 한 번도 환경 운동가의 언어를 쓰지 않습니다. 생태계 파괴를 규탄하는 연설도, 개발업자를 향한 논리적인 반박도 없습니다.카야가 가진 건 오직 하나, 자신의 삶터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본능에 가까.. 2026. 7. 13.
영화 "A Walk to Remember" (담백함, 느린 변화, 사랑의 결)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냥 흔한 하이틴 로맨스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꺼내 보고 나서 꽤 오래 멍하니 있었습니다. 화려한 장면 하나 없이, 조용한 대화와 나란히 걷는 장면만으로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2002년 개봉작 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 저도 이번에 다시 보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담백함이라는 연출 전략, 왜 지금도 통할까요즘 로맨스 영화를 보다 보면 갈등이 너무 자주, 너무 크게 터진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 감정이 무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그 '담백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을 정도였습니다.이 영화는 멜로드라마(melodrama.. 2026. 7. 6.
포레스트 검프 (단순함, 성실함, 인간다움) 솔직히 이 영화를 다시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30년이 된 영화를 굳이 꺼내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다시 틀었다가, 끝나고 한참을 멍하니 않아 있었습니다. 1994년 개봉작이 2024년에도 이렇게 살아있다는게 제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이었습니다. * 왜 이 영화는 30년이 지나도 회자되는가?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 측면에서 프레스트 검프는 꽤 독측한 방식을 택합니다. 여기서 서사 구조란 이야기를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풀어나가느냐, 즉 이야기의 뼈대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갈등과 해결을 중심으로 긴장감을 쌓는 반면, 이 영화는 그냥 한 사람의 일생을 따라갑니다. 목표도 없고, 거창한 반전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 2026. 6. 12.
"광해 왕이 된 남자 "1인 2역, 서사구조, 역사왜곡 광대가 왕보다 더 왕다울 수 있을까요? 이 질문 하나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시작합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이 질문의 답을 영화가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건드릴 줄 몰랐습니다. 단순한 오락용 사극이라고 가볍게 생각했거든요.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1인 2 역 연기가 만들어낸 두 개의 세계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이병헌의 1인2역 연기입니다. 1인2역이란 한 배우가 같은 작품 안에서 전혀 다른 두 인물을 동시에 소화하는 연기 방식을 말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지만, 두 인물이 충분히 구분되지 않으면 오히려 관객에게 혼란을 주는 양날의 검이 됩니다. 이병헌이 연기한 왕 광해는 의심이 많고 냉혹합니다. 눈빛이 항상 날카롭고, 걸음걸이에서도 긴장.. 2026.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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